노무현 대통령 집권2기 보건복지부 장관에 사실상 내정된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원내대표의 심기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김 전 대표는 "또" 아니면 "개"가 된 식의 모양세가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당초 통일부 장관에 내정됐으나 정동영 전 의장에게 밀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말을 갈아탈 신세가 된 것.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김 전 대표는 측근들의 백의종군 주문과 네티즌들의 인신공격까지 받고 있어 입각 자체가 바늘방석으로 변해가고 있다.

김 전 대표 측근들 사이에선 “복지부 장관을 할 바에야 차라리 입각을 포기하고 백의종군 하라”는 주문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4일 우원식 당선자 등 당내 측근들과 만난자리에서 “아직 준비가 안돼 있다. 당혹스럽다”며 간접적으로 복지부 장관 내정과 관련 불편하다는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또 25일에도 갈등 진화를 지시한 가운데 일부 기자와의 만난 자리에서 “주변에서는 준비가 안 된 자리면 가지 않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며 복지부장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더욱이 고건 전 총리의 각료임명 제청 거부로 개각이 다음달로 미뤄지면서 네티즌들의 비난까지 동시에 받고 있어 차기 대권구도에도 문제가 발생할 조짐까지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김 전 대표는 물론 이번 입각대상인 정동영 전 의장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한 네티즌(kyxx)은 “장관자리가 논공이나 하는 자리가 됐으니 누가 소신을 가지고 열심히 할까”라며 “행정부가 CEO마인드와 같은 전투적 사고방식을 가지지 않는 한 나라살림은 이 모양 이 꼴일 듯”이라며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kindwolf99)은 “탐관오리, 관직을 탐내는 못된 관리”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비난했다.

김 전 대표가 이런 상황에 휘말린 것은 처음부터 입각을 원한 것도 아니고 청와대 권유를 받은 것인데 일이 예상 밖으로 꼬여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이미지나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통일부 장관이 적격이지, 복지부 장관자리는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정치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일단 해결의 실타래는 김 전 대표 스스로가 풀어야 할 입장이다. 김 전 대표가 미리 선점한 통일부 장관 자리를 포기하고 복지부 입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사태는 계속 꼬이게 돼 있다.
김 전 대표는 일단 모든 물음에 함구한 채 개각까지 남은 한달 여 동안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을 방문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9일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당선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 당의 진로와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 어느 정도는 매듭이 지어질 전망이다.

하여간 김 전 대표는 복지부 장관 자리를 수락하던 아니던 바늘방석위에 앉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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