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신제약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혈액성분 제제인 알부민 주사제 위탁 생산을 맡은 20년 동안 이를 이용 비자금을 조성해 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프레시안은 23일 동신제약 전 대표이사 김모씨의 인터뷰 증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확인 됐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20년이상 이런 관행이 계속됐지만 대한적십자사,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이 전혀 통제를 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2000년에는 경찰 수사까지 진행됐지만 그 역시 흐지부지돼 그 배경에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신제약은 1970년대 초반부터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혈액성분 제제인 "알부민 주사제" 위탁 생산을 맡으면서 급성장한 제약회사로 1998년 8월에 부도가 났다.

부도전 까지는 창립자 유모씨가 경영을 맡아왔는데 유씨가 회삿돈을 유용해 골프장 건설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일단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는 증언에서 "이런 비자금이 개인의 치부, 차명계좌를 통한 동신제약 주가 조작 등은 물론 적십자사, 식품의약품안전청,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의 로비 자금으로 사용됐을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동신제약의 1998년 기준 매출액 6백억원 중에서 3백억원이 알부민 주사제 판매로 획득한 것"이라며 "적십자사가 준 특혜로 녹십자사와 동신제약이란 사기업이 국민의 피로 엄청난 이득을 얻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다른 약품이 거의 어음으로 지급되는 것과는 달리 알부민 주사제는 전액 현금으로 결제돼 회사 입장에서는 최선의 상품"이라고 김씨는 밝히고 있다.

당시 이런 사실이 관계자들의 증언과 경찰 수사로 비자금 조성 사실이 드러났지만 경찰은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서 2000년에 동신제약에 대한 수사를 벌였던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관련 정황을 파악하고도 "내사종결"처리하고 전 경영진 유씨를 지명 수배하는 것으로 수사를 흐지부지 끝낸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프레시안은 밝혔다.

한편 유씨의 비자금 조성방법도 이번에 드러났다. 통상 적십자사는 제약회사로 공급할 때 손실률을 감안해 3% 정도를 더 얹어준다. 알부민을 병에 넣어 완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무균 여과 용기나 충진기(병에 넣어주는 기계) 내부에 묻어있는 양 등을 미리 감안한다는 얘기다. 여기다 적십자사에서 넘어온 순도 100%의 알부민을 10% 한도 내에서 보정하는 것이 관련 규정상 가능해 5~7% 정도 원액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 동신제약은 알부민 원액 1만ℓ를 적십자사 혈액원으로부터 공급을 받으면 20% 알부민 100㎖를 9만7,000병을 만들지 않고 더 적은 수의 병을 생산해도 기록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게 된다.

바로 이 "기록되지 않아도 되는 손실분"을 완제품으로 만들어 팔면 그것은 고스란히 회사 경영진의 비자금이 된다. 1998년에 이렇게 만들어진 완제품은 전체 알부민 생산물량인 34만병의 1.6%인 5,446병이었고, 이를 계산하면 약 5억원의 비자금이 조성된 셈이라고 프레시안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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