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업체의 잇따른 부도와 관련 업계 내에서는 "이제야 말로 M&A를 해서라도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면 결국 주저 않고 말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쥴릭의 시장 잠식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데다 국내 업계가 대책 없이 먼산 처다 보듯 하고 있어 도매업계의 부도 현상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미 올들어 1월에는 경기소재 송전약품이, 2월에는 서울소재 리팜코리아가, 3월에는 강원도 소재 일산약품이 부도를 냈다. 또 4월 들어서는 전북소재 동양약품과 전남소재 경원약이 부도를 낸 상태다.

여기에다 최근 업계 주변에 "모 도매업체가 조만간 부도를 낼 것 같다" "모 약품은 외상값이 너무 많아 곧 두 손들고 말 것이다" "모 업체는 돈이 회전이 안되니 상상도 할 수 없는 덤핑을 치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파다하다.또 정부차원의 구매자금 지원과 의약분업 특수가 가라앉은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이전투구식 가격경쟁까지 겹쳐 업계의 수익성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의약분업 이후 계속되고 이어지고 있는 병원 도산에다 약국들의 순수 조제료 수익 최악의 상황까지 가세 도매업체 부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중견 도매업체 한 관계자는 "이런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업체 스스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M&A등을 과감하게 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실제 이런 일을 추진해보니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또 "현재 많은 업체들이 생존 방법 때문에 쥴릭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한 작금의 도매업체 부도 현상은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매업체의 부도는 지난해 21곳에 이어 올 들어 벌써 5곳이 잇따른 부도 강풍을 맞았다.

한편 쥴릭의 성장속도가 말해 주듯 다국적 제약사들의 유통 일원화 및 단순화 바람은 국내 도매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도매업계 모 사장은 "도매협회가 다각적인 방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제한뒤 "업체 스스로가 자가진단을 통해 과감하게 M&A를 결정하는 것이 업계 전체를 건실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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