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기업들의 경영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제약사 웃고, 국내 제약사 운다"는 대조적 현상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03년 매출을 대비해 봐도 이런 현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제약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특단적 대책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12월 결산 거래소 상장 26개 제약사와 13개 코스닥업체의 실적을 보면, 매출은 3조9,870억원으로 전년대비 5.44%, 순이익은 18.51% 늘어났다.

그러나 순이익이 두 자리수 이상 증가한 것은 종근당, 종근당바이오의 이익구조가 크게 개선된대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6개 거래소 상장 제약사의 매출은 3조3,949억원으로 전년대비 5.7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077억원으로 3.97% 감소했다. 이는 판매관리비 등 비용의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업체의 매출은 3,920억원으로 전년대비 2.85%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24.21% 감소해 상위사와의 실적차별화가 심화되고 있음이 입증됐다. 업체별로는 녹십자상아가 매출증가율이 전년대비 125.47%로 가장 높았고. 광동제약(27.89%), 태평양제약(24.98%), 한독약품(17.08%), 보령제약(15.22%), 동신제약(13.54%), 제일약품(11.47%), 환인제약(10.29), 삼진제약(10.08%) 등이 매출액 두자리수의 증가를 보였다.

코스닥업체 중에서는 삼천당제약, 대한뉴팜, 진양제약, 서울제약만이 두자리수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 중 보령제약 40.24%, 제일약품 34.33%, 동신제약 14.43%, 환인제약 16.21% 등은 매출액이 두자리수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판관비 등으로 순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광동제약은 신풍제약과 현대약품을 밀어내고 순위가 두계단 상승했으며 종근당은 두계단 밀려났다.

지난해 이러한 상장제약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은 2001년 15.4%(영업이익 60.2% 증가), 2002년 12.5%(영업이익 9.8%)가 늘어났던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다국적 제약사의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대표적 다국사인 화이자제약을 포함 14개 제약기업이 올린 매출은 1조5,729억여원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대표기업 14개 업체 모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화이자의 경우 매출액 2,445억원(7%증가) 순이익 366억원(140%증가) 경상이익 525억원(75%증가)을 나타내 세계적인 대표 제약기업임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한 한독약품 매출액 2,227억원(17%증가), 순이익 240억원(70%증가), 한국노바티스 매출액 1176억원(29%증가), 순이익 24억원(7%감소)바이엘코리아 매출액 1,700억원(29%증가), 순이익 12억원(75%감소), 한국얀센 매출액 1,386억원(7%증가), 순이익 75억원(48%증가),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매출액 2,200억원 (약 20% 증가), 한국BMS 매출액 940억원(약6% 증가), 순이익 24억원(7%감소), 한국릴리 매출액 847억원, 순이익 77억원(324%증가), 한국쉐링 매출액 793억원(7%증가), 순이익 29억원(40%감소),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매출액 691억원(8%증가), 순이익 48억원(15%감소), 한국오가논 매출액 379억원(18%증가), 순이익 4,000만원(-98%감소), 한국오츠카제약 매출액 436억원, 순이익 80억원(-24%감소), 한국롱프랑로라제약 매출액 326억원(9%증가), 순이익 114억원(301%증), 노보노디스크제약 매출액 183억원(17%증가), 순이익 16억원(433%증가)의 실적을 올렸다.

이런가운데 39개 제약업체 중 26개 업체가 순이익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업체 중 유한양행은 지난해 처음으로 3,000억원 시대를 연 반면 동아제약은 5,000억원대에서 4,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는 원인은 업체간의 과당경쟁, 판촉비 상승, 인건비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이 악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OTC품목 판매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다국적사의 오리지널 약 판매가 상대적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체 한 관계자는 "의약분업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국내 제약산업 경기악화 현상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상황 하에서는 이를 해소 할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다국적 제약사들의 마케팅 전략 또한 국내제약사들이 흉내 낼 수 없을 정도여서 과당경쟁을 할 경우 두 번 죽은 꼴이 되고 만다"고 푸념했다.

그는 또 "이제는 의사들이 국내 제약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자생적인 분위기가 발현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저작권자 © 메디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