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경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 업체들의 몸부림이 기존의 영역 파괴는 물론이고,
시장 점유를 위한 각축전까지 가세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2/4분기 들어 제약사와 음료업체들간의 비타민음료시장 쟁탈전이 어느 때보다 불붙을 전망이고, 약국과 건식업체들간의 판매영역 다툼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할 전망이다.

이미 국내 제약사들의 상당수가 건식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건식시장 주도권을 놓고 양방의사는 물론 한의사들까지 가세할 것으로 보여 자칫 영역파괴에 따른 또 다른 문제를 파생시킬 조짐까지 일고 있다.

지난해부터 제약업체들이 선점하기 시작한 비타민 음료시장에 국내 굴지의 음료업체들이 빼앗긴 시장 회복에 나섰다. 그동안 비타민 음료시장은 광동제약이 2001년 "비타500"을 선보이면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뒤이어 동화약품의 "비타1000", 보령제약의 "비타플러스"등 20여개 업체가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 시장에 최근 해태음료의 "비타미노 500", 롯데칠성음료의 "비타파워", CJ의 "제노비타", 일화의 "씨앤비"등의 신제품이 가세했다. 이중 일화와 CJ는 약사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고, 롯데칠성음료도 대규모 마케팅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보여 시장판도에까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음료업체 마케팅 담당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비타민의 경우 약으로 인식 제약사들의 음료시장 진출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 상태로 가다가는 기존의 음료시장까지 넘볼 수도 있다는 판단에 음료업체들이 이 시장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타민 음료시장은 지난해 500억원대 규모에서 올해 800억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제약사와 음료업체들간의 경쟁적 마케팅이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건강기능식품법이 발효된 이후 이 시장의 우위 선점을 위해 약국과 건식업체는 물론 양방과 한의계까지 나서 자신의 영역임을 주장하고 있다.

약국의 경우는 의약분업 이후 쇠락하는 경영압박의 탈출구로 건식 판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약국의 경우 건강기능성식품 판매를 할 경우 굳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할 필요까지 없다는 혜택이 주어짐으로써 급속 확산될 분위기다.

약국의 이런 움직임과 함께 제일제당, 대상, 태평양, 롯데, 동원F&B가 본격적인 건식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제일제당은 "CJ뉴트라"란 브랜드로 키토산, 비타민제제, 발효생식품, 기능성 캔디, 클로렐라, 허브 등 40여종을 출시 시장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대상은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고, 제품종류도 올 연말까지 30종에서 50종으로 늘리고 유통망도 6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풀무원 계열 풀무원테크도 건강보조식품, 생식 등으로 올해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LG와 한화도 키토산과 스쿠알렌 등의 꾸준한 판매호조에 힙입어 시장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인수한 제약회사 IY P&F의 명칭을 롯데제약으로 변경하고 "헬스원(Health 1)"이라는 브랜드를 출시, 최근 영업을 시작했으며 특히 소매점을 통한 초저가영업정책으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4월 자사 연구소 내에 건강보조식품팀을 발족시킨 동원F&B는 현재 참치 부산물을 이용한 DHA 영양제 개발을 1차 완료한 상태이며 오는 9월부터는 생식 제품을 시작으로 건강보조식품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건식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방문·네트워크 판매 위주로 형성됐던 건식 유통방식이 앞으로는 약국·전문점 판매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통 다각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 분명하다"고 예상했다.

한 개국가 약사는 "거대한 건식시장의 재편 바람이 불고 있다"며 "전국 2만여 개국약사들이 모두 건식시장의 주역으로 나선다면 머지잖아 건식 시장의 규모가 의약품 시장을 넘보게 될 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건강보조식품 시장은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1조500억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올해는 적어도 1조2,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한편 이런 건식시장에 의료계까지 가세하고 있다. 그동안 의료기관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처방하거나 취급, 판매를 해 왔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의협은 건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며 동네의원의 경영활성화 방안을 위해 건식취급확대를 늘리는 방안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의협은 건강보조식품 등의 과장광고 및 효과 검증 미약으로 많은 사용자가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어 의료영역에서의 법적 제도적 장치가 따라야 한다는 것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한의사협회의 경우는 더 강력한 입장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의 건식에 한약재를 사용하면서도 단순히 건식이라는 표기만을 함으로써 건식이나 건기식이나 모두 한방의료 영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명히 한약재는 약재로 취급돼야 함에도 정부는 되레 한약재의 족쇄를 풀어 식품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한의학 육성법이 마련된 만큼 이제는 약재와 식품을 분명히 구분해 한약재가 식품으로 둔갑돼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계 한관계자는 "만약 이를 방기한다면 한의사들도 건강기능성식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이 심각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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