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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관행 뿌리 뽑지 못한다.현행법 비웃듯 변종 수법 지능화
손상대  |  news@mediphar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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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03.10  15: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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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잡는 것인가 아니면 못 잡는 것인가. 의약계의 고질적인 난치병인 리베이트 수수 수법이 현행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양한 방법으로 지능화되고 있다.

규제하는 법이 생기면 한술 더 떠 새로운 유형의 방법이 생겨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근절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칼을 들이댄다 하더라도 의약품 유통시장 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치지 않는 한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째 뽑을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제약사들의 병원 납품이 회사의 존폐로까지 인식되고 있는데다, 병원과 의사들에게 쏟아 붓는 랜딩비 등은 약값에서 충분히 충당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약값의 30%, 45%가 리베이트 비용이라는 양심선언 등이 이를 잘 입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횡행하는 것일까. 결론은 의사들로부터 자사의 약을 많이 처방해 달라는 선물인 셈이다. 제약사의 매출이 의사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보면 된다.

수없이 많은 약을 놓고 의사가 리베이트에 현혹되지 않고 처방을 한다면 몰라도 지금까지는 이러한 리베이트 또는 랜딩비의 액수에 따라 관련 약품의 흥망성쇠가 칼질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보통 제약사의 약이 병원에 납품 되는 과정을 보면 돈을 쏟아 붓지 않고서는 안 되는 구조적 병폐를 안고 있다. 일단 병원에 약품을 납품하기 위해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병원을 구워삶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납품계약을 위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에 이르는 장학금을 재단에 기부하기도 한다.

그리고 랜딩에 성공 했다 하더라도 반드시 약을 처방하는 스태프에게 또다시 굽신거려야 한다. 비록 약품이 병원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의사가 자사의 약을 처방해주지 않으면 허사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대학병원급 각과의 스태프들을 만나기 위해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한다.

실제 제약사 영업사원을 했던 경험자들에 따르면 스태프를 만나기 위해 심지어 화장실에서 하루종일 기다리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만나주지 않으니 화장실에 올 때를 기다려 화장실에서 직접 가방을 건네는 방법도 심심찮게 구사했다고 한다.

돈을 뿌리면 자사 약품의 매출이 올라가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곧바로 매출이 떨어지는 현상이 거울처럼 보이다 보니 앞뒤 안 가렸다는 것이다.

이런 유형이 이제는 고정적인 월정리베이트로 변질돼 아예 그 과에서 처방을 낸 총매출의 10%를 현금으로 건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액수는 의국운영비로 모아 두었다가 의국장 등이 관리 하면서 다양하게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모아진 의국 운영비로 회식, 휴가비, 직원 월급까지 지출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의약분업 이후 다국적 제약사들의 득세에 비해 국내 제약사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은 리베이트의 액수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국내제약사들이 다국적 제약사들처럼 쏟아 붓다가는 쪽박을 차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같이 경쟁하자니 상대가 안 되고 그렇다고 포기 할 수도 없는 처지다 보니 리베이트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마케팅 방식을 보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미 신종마케팅을 앞세운 변종리베이트가 성행하다가 이제는 제3의 인물을 택해 간접 지원하는 방식으로까지 발전했다.

한때 문제가 됐던 캠페인성 후원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앞장 서 행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화이자의 "2002건강도 이젠 전략이다" 행사 후원, 한국엠에스디의 제1회 관절염의 날 행사 걷기대회, 후원, 한국 BMS제약의 "여성암퇴치 건강달리기 대회"후원등은 자사제품의 홍보 뒷면에 의사처방 늘리기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이런 행사는 대부분 민간단체가 아닌 의사들이 주축이 된 학회가 주관했다는 것이 이를 그대로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은 한발 더 발전해 제 3의 업체를 선택해 행사를 주관케 하고 편법으로 지원하는 방법으로까지 변화됐다.

그 이유는 제약사들은 학술 목적으로 의사들의 학회지원을 할 경우 30일전에 목적, 일정, 장소, 참가자 수 등을 제약협회 공정경쟁협의회에 사전 신고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지원 범위 또한 연자, 발표자, 좌장, 토론자 등이며 이들에게는 항공료, 등록비, 식대, 숙박비를 지급 하려면 공인된 관련 학회나 연구기관을 통해야 한다. 이는 개별기업이 직접 학회를 지원할 수 없도록 해 학회지원의 투명성,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현존하고 있는 관광성 학회참가는 겉으로 보면 법을 준수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모두 위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수백명의 의사들이 참석하는 해외 학회 참가사례를 보면 대외적으로는 신약이나 의료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관광성 참가의 성격이 짙다.

실제 지난해 모 학회가 해외에서 학회를 개최하면서 부부동반까지 한 것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모 다국적제약사의 지원을 받고서도 모든 비용을 학회비용으로 지출했다고 하다가 뒤늣게는 개인 출자로 갔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한 전례도 있다.

지금은 학회가 먼저 제약사를 스폰스로 지목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편법 지원은 곧 자사의 매출로 결부되는 것이어서 오히려 제약사들도 반기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단속하는 공정경쟁협의회는 항상 뒤 쫒아가는 형상이다. 그저 사건이 터지면 계도차원에 머무르는 정도다.

제약협회가 지난 2월24일 내보낸 보도자료에 의하면 공정경쟁풍토조성을 위해 태국에서 개최된 신장학회, 미국에서 개최된 심장병학회에 실무위원을 파견하는 등 국내 7회 해외 2회 현지조사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또한 과도한 판촉활동이나 리베이트 제공으로 인한 회원사의 불이익을 사전 예방하는데 노력했으며, 관광성 학회참가 프로그램 지원활동은 형법상의 문제가 야기될 소지가 있어 공정경쟁규약을 철저히 준수하라고 계도했다는 것이다.

이는 공정경쟁협의회가 관광성 학회 참가를 감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속내를 들여다보지 못해 결국 편법의 실증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병원과 의사가 변하지 않고는 제약사는 리베이트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는 당국이 제도적 개선을 통해 이의 근절을 시키지는 않고 실태조사만 벌인다면 결국 또 다른 편법을 양산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고 말한다.

결국 이러한 리베이트 문제는 단순한 비리차원을 벗어나 약값의 거품화, 비산의료비로 귀결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한편 부패방지위원회는 2월25일부터 의약품 구매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수수하거나 요양기관의 허위청구 여부에 대한 대규모 실태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 실태조사는 의료기관을 상대로 먼저 조사를 벌여 리베이트 수수 사실이 발견되면 이를 제공한 제약사로 조사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상당수의 제약사가 철퇴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부 제약사들은 비밀장부가 아닌 컴퓨터상에 리베이트 기록을 남겨 두었다가 부방위 조사에 대비해 이를 없애는데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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