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담배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무단 유출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한 흡연자단체가 개인정보 사용을 금지하는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흡연자들의 동의 없이 소송 목적으로 질병을 포함한 개인의 민감한 내용을 담은 빅데이터가 건보공단이 용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단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소송과정에서도 개인의 활용동의 없이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흡연자커뮤니티인 아이러브스모킹(www.ilovesmoking.co.kr)은 건보공단을 상대로 개인정보 침해 행위 중지를 요구하는 소장을 24일 11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아이러브스모킹은 “건보공단이 ‘담배소송’을 대비해 흡연자의 의료비․치료비 등에 지급된 비용을 분석할 목적으로 외부기관인 복수의 대학교에 연구용역을 의뢰하거나 자료를 제공했다”며 “이 과정에서 흡연자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성명, 주민번호 등이 포함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또 “건보공단이 관리하는 진료기록 등 건강에 관한 정보는 금융정보 못지 않은 민감한 개인정보로서 ‘생명’과 직결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의 수집․생성․이용․제공․공개시 반드시 개인의 동의가 필요한데 동의를 받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담배소송’이 진행되면 개별 입증을 위해 흡연자 개개인의 구체적인 질병 정보가 노출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활용이 허용되는 통계작성 및 학술연구 등의 통상적인 범위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이러브스모킹은 이를 바탕으로 소장에서 ▲피고 공단이 ‘전국민 건강정보DB(빅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사용한 전 국민의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피고 공단이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에 제공한 130만명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피고 공단이 향후 제기할 담배소송 과정에서 제출하게 될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밝힐 것을 요구했다.

아이러브스모킹 이연익 대표운영자는 “아이러브스모킹 10만 회원 중 어느 누구도 ‘담배소송’ 관련 개인정보 사용에 관해 동의하거나 요구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외부에 제공된 자료가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계법령에 대한 위반사항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어 “실제로 ‘담배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건보공단이 제시한 빅데이터 중 개인의 흡연력, 가족력, 거주지, 성별 등 손해배상의 입증에 관련된 개인정보가 공개될 수 밖에 없다”며 “건보공단이 빅데이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1천만 흡연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러브스모킹은 소송과 관련해 “소속 회원들이 추가로 자신들의 개인정보 사용을 금지하는 소송에 동참할 것이며 이 같은 소송을 아이러브스모킹은 단체 차원에서 적극 지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월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건보공단 업무보고에서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흡연과 질병 간의 인과 관계와 위법성을 입증하려면 그와 관련한 자료 등 개인정보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며 흡연자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흡연자의 권리와 책임’을 모토로 지난 2001년 흡연자 포털로 문을 연 아이러브스모킹은 현재 10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흡연자 커뮤니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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