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배~80배가 높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비흡연자 가운데 폐암을 진단받는 경우도 15%에 달한다.

우리나라 연간 폐암 환자는 2만명 정도인데, 이 가운데 2000명~3000명인 15%정도가 비흡연자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암학회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연간 16만명이 폐암으로 사망하고 있는데, 이 중 10%~15%가 비흡연자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다면 비흡연자에게서 폐암이 발병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김주현 흉부암센터장은 “간접흡연, 연료산화물, 라돈, 석면 등 산업 분진, 영양결핍, 운동부족 등 환경적 요인과 가족력이나 유전자 변이 등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설명한다.

가장 큰 원인은 간접흡연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남편이 흡연자인 여성은 남편이 비흡연자인 여성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2배 정도 높고, 특히 남편이 30년 이상 흡연했을 때는 폐암 발생 위험이 3배 이상이다.

미국암학회도 최근 매년 3400명이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암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미환경보건국(EPA)도 간접흡연이 폐암 발생 위험을 20~30%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가족력이 없는 일반인보다 발병 위험이 높고, 선천적 유전자 이상보다는 후천적 유전자 변이가 폐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linical Cancer Research에 따르면 폐암 환자 중에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흡연자보다 비흡연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이외에 발암물질이 있는 작업환경이나 공해 등도 비흡연자 폐암의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간접흡연과 함께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고, 미환경보호국(EPA)도 라돈으로 연간 2만명이 폐암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양광모 연구센터장은 “라돈은 지각의 암석 중에 들어있는 우라늄이 몇 단계의 방사성붕괴 과정을 거친 후 생성되는 무색·무취·무미의 기체로,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연방사능 물질이다. 기체 상태로 지하나 오래된 주택의 갈라진 틈이나 벽으로 침투하므로 하루 세 번 이상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김주현 흉부암센터장은 “약 80%~90%의 폐암이 금연을 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하다. 비흡연자의 경우 간접흡연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고기를 굽거나 취사시 연기가 발생하면 환기를 자주 하며, 적당한 운동과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우리나라 평균 섭취율 13g, 남자 권장량 30~38g, 여자 권장량 21~25g)하는 것도 폐암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주현 센터장은 또 “폐암은 65세 남자암 1위인데 생존율이 20%로 낮은 편이다. 조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55세 이상이고 30년 이상 흡연하거나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경우에는, 저선량 흉부CT를 통해 정기적으로 폐암검진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최근 860만명을 대상으로 흉부X레이 대신, 저선량 흉부 CT촬영을 실시해 1만2000명의 폐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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