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매 노인의 수가 지난 5년간 11만 명이 넘게 늘어났지만, 당국의 무관심으로 치매 거점병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국회 복지위)이 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치매인구는 2008년 42만1000명에서 2012년 53만4000명으로 11만3000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전체 인구와 비례한 치매 유병률 역시 8.4%에서 9.1%로 치매 발병의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2025년에는 65세 이상 치매 인구가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로 인한 연간 총 진료비는 2010년 8100억원(노인성 질환 중 2위), 1인당 진료비는 연간 310만원으로 5대 만성질환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8년 8월 ‘치매종합관리대책(2008~2014)’을 발표하고, 노인복지법의 일부 조항에 근거를 두고 시행되던 치매관리사업은 2011년 8월에 제정된 ‘치매관리법’에 규정됐다. 그 이후 2012년 7월에 ‘제2차 국가치매관리종합계획(2013~2015)’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복지부는 공립요양병원 등을 치매 거점병원으로 지정(2012년 7개소 → 2013년 70개소)하고 정신행동 증상이 있는 치매환자를 위한 치매병동 시범운영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치매의 특성을 반영한 전문화된 공립치매시설을 계획대로 확충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공립요양병원은 7개소에 불과하고, 그 외의 절대 다수는 장기요양이 필요한 노인들을 위한 노인요양병원으로 변모돼 왔다.

또한 치매전문병원은 일반 노인요양병원과 달리 정신과전문의 등 추가적으로 갖춰야 할 전문인력이 필요하고, 치매노인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달리 배회나 과잉행동 등으로 인해 전담 보호인력을 따로 둬야함에도 불구하고, 전담인력을 갖춘 병원은 거의 전무하다.

더욱이 2005년 치매관리사업이 지방 이양되면서 지자체의 재정 능력에 따라 예산 집행 현황이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농촌 및 산간·벽지 등 노인 인구가 20%를 넘어선 초고령 지역이 오히려 가장 낙후된 치매관리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각 지차체별 치매관리사업예산집행현황과 지자체별 노인인구비율을 살펴보면, 경기도의 경우 노인인구비율이 8.9%, 치매관리비 예산이 44억임에 반해 강원도의 경우 노인인구비율이 15.5%로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8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제주도 역시 비율이 12.8%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3억7000여만원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재정상황이 좋은 서울 지역 등은 국가의 치매관리사업 외에도 자체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치매지원사업을 수행하고 관련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갖춰 나가고 있다.

김현숙 의원은 “노인인구의 증가보다 치매 노인환자의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노인들은 뇌졸중이나 암보다도 치매를 더 두려워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치매는 환자 본인뿐만이 아니라 환자 가족들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만큼, 복지부는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인 치매관리 인프라 구축과 인력 증원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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