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수돗물의 일대 혁신을 자랑하며 국민의 혈세 수천억원을 투자한 ‘아리수’사업을 박 시장께서는 잘 아실 것입니다.

홍보비용 등을 합쳐 2007년부터 지금까지 아리수 사업에 들인 비용은 약 5,000억원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엄청난 돈으로 시내 6개 정수장에 설치된 고도정수처리 장치를 통해 수돗물에서 나는 특유의 맛과 냄새를 없앴습니다. 또 기존에 없던 오존 소독 과정 등도 추가해 수질을 향상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수준 155개 항목 수질검사 합격, 수질 분석 기관인 UL과 NSF의 167개 수질항목에서도 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2009년 UN공공행정서비스 대상, 2010년 국제비즈니스상 수상 등 국제적인 권위가 있는 기관으로부터 그 품질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아리수 사업은 서울시 사업의 애물단지가 됐으며, 아직까지도 시민들에게 마시는 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은 박 시장께서도 잘 아실 것입니다. 지난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서울시민 2,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4.1%만이 아리수를 그대로 마시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왜 아리수가 이 지경이 됐겠습니까. 그동안 서울시가 아리수 홍보를 위해 쏟아 부은 국민의 혈세가 얼마입니까. 그럼에도 여전히 아리수의 음용률은 제자리이고 인지도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것은 어떤 원인 때문이겠습니까.

서울시는 지난 2010년~2012년 10월까지 홍보사업비로만 모두 약 34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홍보 사업을 한다면서 아리수시음부스 운영, 아리수생활정보안내, 인쇄물 및 영상물 제작, 아리수 인적네트워크 운영, 수돗물홍보협의회 분담금, 수도박물관 운영 등에 이 많은 돈을 쏟아 부었습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매년 수억 원의 홍보비를 쓰면서도 인지도와 음용률이 동반 하락하는 것은 단언컨대 문제가 어디 있는지 방향을 잘못 설정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단 홍보의 방향이 잘못됐습니다. 이미 검증됐듯이 아리수가 전세계서 가장 좋은 물이라고 해도 수돗물에서 돌아선 국민들의 눈길은 수돗물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들이 수돗물을 불신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이고 편파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정수기 회사들의 마케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서울시가 아리수 사업을 시작하면서 먹는 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변화가 어디에서부터 출발했는지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아니 감안 했더라도 간과했으며, 심지어 이런 모순에 대한 지적들까지도 서울시는 모른 척 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의 아리수가 된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매년 10억 안팎의 홍보성 예산을 지금처럼 아리수 자랑만 하기보다는 아리수의 불행한 현주소를 만든 정수기 회사들의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이고 편파적인 마케팅’을 차단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역삼투압 정수기업체들의 문제점을 있는 사실 그대로 국민들에게 홍보하면 수돗물에서 돌아섰던 국민들의 마음이 돌아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전문가들은 “수도관을 교체해야 한다” “염소 유출 같은 사고를 줄여야 한다” “수돗물에 대한 안전도를 높여야 한다” 는 등 번지수를 잘못 짚어 왔습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도 적잖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원인은 정수기 회사들의 ‘수돗물 불신 마케팅’에서 비롯된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코자 합니다.

강이 조금만 오염되면 마치 수돗물을 먹을 수 없는 양 언론들이 앞 다퉈 보도한 사례들을 잘 관찰해 보십시오. 비록 강은 오염됐더라도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은 멀쩡한데 정수기 회사들의 마케팅은 수돗물을 먹을 수 없는 물로 일순간에 둔갑시켜 왔습니다.

전기분해 실험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TDS 측정기 실험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잔류염소 확인시험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전구실험을 통한 허위사실유포 등 지난 20여 년 간 일부 정수기 회사들이 저질러온 수돗물 불신 마케팅은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모 역삼투압 정수기 회사는 이런 장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먹는물 관리법 시행규칙 제 20조 1항에는 ‘수돗물을 불신하거나 소비자를 현혹시킬 우려가 있는 판매행위·광고 등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와 시행규칙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때 문제가 있으니 시민들이 현혹되지 말라고 홍보도 했으며, 수돗물 불신 조장행위에 대한 시민들의 신고까지 받는다고 하더니 결국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습니다.

단편적인 예로 지난 2011년 일본의 지진으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날아온다는 보도에 정수기 대표기업인 코웨이(당시 웅진코웨이)와 청호나이스(허위·과장 광고로 판명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받음)가 자사 제품인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다는 일명 노이즈 마케팅을 펼쳐 큰 이득을 본 일이 있습니다.

이는 국민을 우롱했다는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적어도 방사성 물질이 날아와 원수가 오염되면 오염된 수돗물이 가정으로 흘러갈 이유도 없으며, 정부가 먼저 수돗물을 차단 할 것입니다. 비록 흘러들어갔다 하더라도 필터식 정수기의 경우는 매번 물을 사용할 때마다 필터를 바꾸지 않은 한 방사성 물질을 거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러한 노이즈 마케팅에 현혹돼 반대로 이들 회사 정수기를 구입했습니다. 그래도 서울시는 가타부타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수돗물 불신을 조장해 오늘날 승승장구해 대기업이 된 정수기 회사들의 물을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아리수는 WHO 권장수준 155개 항목 수질검사 합격, 수질 분석 기관인 UL과 NSF의 167개 수질항목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알칼리수입니다. 좋은 물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미네랄도 살아 있고 건강에 해를 끼칠 요소는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반면 수돗물 불신 마케팅에 힘입어 우리나라 정수기 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역삼투압방식의 정수기들은 어떻습니까. 정수방식 상 역삼투압 방식에 의해 생산된 물은 산성수로서 미네랄이 전혀 없는 증류수입니다. 이런 물은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음용수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방송과 책으로 증명돼 있습니다.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도 지난 2005년 이 문제를 지적한바 있습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역삼투압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정수기 업체는 코웨이, 청호나이스, LG전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중 코웨이는 56%, 청호나이스 12%, LG전자 5%(2011년12월 기준 한국갤럽조사자료)의 시장 점유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왜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물(울산 MBC워트시크릿=미네랄의 역설, 역삼투압정수기가 사람잡니다=서영출판사)을 생산하는 이들 정수기 회사들이 아직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는지 잘 생각해보십시오. 정상적인 마케팅으로 오늘날의 영화를 누릴 수 있겠습니까. 진실을 왜곡한 채 온갖 편법을 동원 오늘날의 시장을 형성한 것입니다(책에서 소상히 밝히고 있음). 바로 이러한 모순을 국민에게 바로 알린 후 아리수의 장점을 홍보하는데 국민의 혈세를 사용한다면 그것이 아리수를 살리는 최상의 홍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박 시장께서는 재임기간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면 백척간두에 선 아리수를 살려낼 수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고 기존의 홍보 방식으로 돈만 쏟아 붓는다면 결국 국민의 혈세 1조를 낭비하고도 아리수를 접어야 하는 아픔을 겪게 될 것입니다.

바라건데 지난 20여 년 간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엄청난 이득을 챙긴 해당 기업들이 스스로 과오를 인정하고 역삼투압식 정수방식을 철수 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특히 병원이나 학교에서는 반드시 철수돼야 합니다. 박 시장께서는 더 이상 시민들의 건강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국민의 건강이 망가지면 결국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건보재정은 물론 국민행복도 망가지게 될 것입니다.

박 시장께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재도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세간에는 ‘라면 상무’ ‘빵 회장’ ‘남양유업 조폭폭언’등으로 소용돌이를 겪고 있습니다. 몰라서, 광고에 현혹돼서, 속아서, 정수기를 선택한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또 아리수를 살려내기 위해서도 특단의 조치를 내려주실 것을 시민의 한사람이자 물 전문가로서 바라마지 않습니다. (‘역삼투압정수기가 사람잡는다’ 저자 손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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