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규 대한한의사비대위원장은 첩약보험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한의계 일각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첩약보험은 한의계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 문제로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사비상대책위원회 안재규 위원장이 지난 13일 대한한의사협회 3차 임시총회가 진행 중 첩약보험 시범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던 중 전격 사퇴를 발표해 충격을 주고 있다. 비대위가 꾸려져 정부의 천연물신약 정책 전면백지화를 위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한 지 100일 만이다.

전국 비대위는 14일 긴급회의를 열고, 안 위원장의 사퇴를 만류키로 하는 한편 오는 17일 응급환자를 위한 일부 한방의료기관을 제외한 전국 한의원들이 휴진한 가운데 서울역 광정에서 개최 예정인 ‘범한의계 총궐기대회’는 김필건 수석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 중심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안 위원장은 15일 비대위원장 사퇴와 관련, “1월 초 첩약보험 시범사업 방안을 복지부와 심평원, 보사연 등을 논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복지부에 이를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비대위 명의로 보내고, 협회에도 공문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협회가 정신 차리지 못하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

즉, 첩약보험 문제가 한의계 일각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한약조제약사가 배제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첩약보험에 대해 그릇된 생각을 갖고 있는 협회와 일부 한의사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부득이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의학과 한의사의 미래를 좌우할 만한 중대한 첩약보험급여는 중장기적으로 검토돼야 할 사안이자 지금 당장 시범사업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시범사업 끝나면 다음은 무엇이 기다리겠느냐”고 반문하고, “그보다 급한 건 한방보험 시행이후 지금까지 변하게 없는 단미제 처방을 확대, 보완하고 한방보험수가를 현실화해 한방보험을 통한 질병치료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14일 ‘대한한의사비상대책위원장 사퇴의 글’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비대위원장 직을 내려놓으며 이제 평회원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돌이켜보면 지난해 9월 30일 비대위원장 직을 맡아 지난 3개월여간 천연물신약, 한약제제, 의료기기, 첩약의보 등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 정부부처, 전국 지부 등을 돌면서 힘들고 고단했지만 회원들의 뜨거운 열망을 온몸으로 느껴, 힘든 줄도 모르고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비대위가 급작스럽게 출범, 소수의 인원으로 일하면서 회원들만 믿고 무리한 집회 계획을 잡으며 염치없는 부탁을 많이 했는데, 때마다 춥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은 불원천리 달려와 함께 동참해줬다”면서 일선한의사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함께 나타냈다.

안 위원장은 비대위 활동과 관련, “언론을 통해 천연물신약 문제가 단순히 처방권 다툼이 아닌, 정부가 잘못 진행한 정책임을 알리고 사회문제화 시켰다. 그리고 조금씩 그 결과물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우리의 모든 일들이 쉽게 끝날 일은 아니다. 미리 멀리 볼 수 있는 중장기적인 계획에 의해 성취할 수 있다”고 지적, 한의계의 단합과 체계적인 대안 마련 필요성을 완곡하게 나타냈다.

아울러 “비록 비대위원장 직은 내려놓지만 후배한의사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한사람의 선배한의사로서, 평회원으로서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며 “선배, 동료, 후배 한의사 회원여러분들께서도 한의학 발전과 수호를 위해 총력을 다해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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