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이른둥이 가정의 의료기관 이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RS 바이러스 예방접종에 대한 보험 혜택이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신생아학회(회장 박문성,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가 9월부터 10월까지 이른둥이 부모 320명을 대상으로 ‘이른둥이 양육 및 치료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18일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이른둥이 가정의 의료기관 이용에도 영향 
대한신생아학회가 실시한 ‘올해는 장기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가 이른둥이 가정의 의료기관 이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문에 코로나19 이후 출생 이른둥이 부모의 65.6%가 신생아중환자실(NICU) 면회에 제한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다음으로는 ‘면회 전면 금지’ 57.6%, ‘월 3~4회’ 17.1%, ‘월 8회(주 2회) 이상’ 12.0%, ‘월 1~2회’ 10.8%, ‘월 5~7회’ 2.5% 순으로 집계됐다. 

담당의와 면담 횟수에 대한 질문에는 ‘1주 1회 이상 가능했다’가 39.2%로 가장 높았고, ‘전화로만 1주 3회 이하 가능했다’가 30.4%로 다음을 차지했다. ‘전화로만 1주 4회~7회 면담이 가능했다’가 12.7%, ‘전화/대면 면담이 모두 불가했다’는 응답은 4.4%였다. 

이처럼 NICU 면회 및 담당의와 면담이 제한되면서 ‘아기 상태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응답도 86.1%에 달했다. 다만, ‘어려움이 있었고 불안했으나 의료진과 갈등은 없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41.8%로, 이른둥이 보호자와 의료진 간의 신뢰는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NICU 입원 기간뿐만 아니라 퇴원 후의 코로나19로 발생한 고충도 살펴봤다. 코로나19로 퇴원 후 ‘병원 이용에 큰 불편이 없었다’는 응답이 57.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정해진 외래는 방문했지만 아이가 아플 때 외래나 응급실 방문을 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30.6%, ‘정해진 외래를 방문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12.2%로, 적지 않은 불편함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RS 바이러스 예방 접종률 57.5%, 보험 혜택 확대돼야 
10월부터 3월까지 환절기 및 겨울철에 유행하는 RS 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예방 접종과 관련한 인식도 살펴봤다. RS 바이러스는 2세 이하 영·유아의 95% 이상이 최소한 한 번 이상 감염되고, 3개월 이하 신생아가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 원인 바이러스 중 77%를 차지했다. RS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음에도 예방 접종 경험은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인 57.5%에 불과했다.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정보의 부족(46.6%)’을 가장 많이 꼽았다. 

현재 RS 바이러스 예방 접종 시 보험급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생후 24개월 미만 기관지폐이형성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소아 △10월~3월(RSV 유행 계절)에 생후 6개월 이하인 32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 △RSV 계절에 출생해 손위 형제자매가 있는 36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다. 

◇재활치료 경험 37.2%, 시간과 비싼 치료비가 고충 
또한 이른둥이 자녀의 발달 지연을 개선하기 위해 재활치료를 받은 경험은 37.2% 비율로 확인됐다. 이른둥이 10명 중 4명가량이 재활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재활치료 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치료기관 방문에 따른 시간적 부담(31.5%)’과 ‘비싼 치료 비용(30.2%)’, ‘전문 시설 및 인력의 부족(28.4%)’ 순으로 응답했다. 2020년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시간적 부담 응답은 다소 줄어들고, 치료비 부담이 더 높아졌다. 코로나19로 경제 활동 제약의 장기화가 이른둥이 가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적인 재활치료 기간은 16.71개월이었으며, 재활치료 장소는 ‘종합병원/대학병원’이 56%로 가장 많았고, ‘사립기관’도 32.1%를 차지했다. 월별 재활치료에 소요하는 비용은 0-99만원이 68.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100-199만원 사이를 소요한다는 응답도 21.8%에 달해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재활치료가 필요함에도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 역시 ‘치료 비용이 너무 비싸서’가 39.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 ‘전문시설은 있으나 대기가 너무 길어서(22.9%)’,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20.8%)’, ‘주변에 전문 시설이 없어서(12.5%)’ 순으로 나타났다. 

◇양육 정보 부족 및 경제적 부담 해소 필요 
이른둥이 자녀 양육에서 어려운 점으로는 ‘양육정보 부족(45.6%)’, ‘경제적 부담(27.2%)’을 가장 크게 꼽았다. ‘양육 인력 부족’, ‘주변의 시선과 편견’이라는 응답도 12.2%, 10.0% 비율로 양육과 관련 더 제공됐으면 하는 정보로 ‘재활치료 비용 및 지원’ 관련한 정보를 28.5%로 가장 높게 꼽았고, ‘발달 지연 여부’ 25.7%, ‘국가 지원 정책’ 23.8%, ‘성장 발달 관련 내원 시기’ 20.3% 순으로 정보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른둥이 출산 이후 자녀계획에도 변화가 있었다.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을 예정’이라는 응답이 48.1%에 달했고, 그 이유로는 ‘향후 태어날 아기가 또 이른둥이일까봐 걱정된다(43.9%)’,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18.3%)’, ‘이른둥이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14.0%)’ 등을 들어 출산율 제고 측면에서도 이른둥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대한신생아학회 박문성 회장은 “2020년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출생아 중 이른둥이 비중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모든 아이가 소중하지만 출생 이후 2~3년간 집중적인 케어가 필요한 이른둥이를 향한 더욱 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올해 설문조사를 통해 이른둥이 가정이 코로나19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했고, 재활치료와 관련해서도 치료비 및 전문 시설의 부족 등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학회도 정부 및 여러 기관들과 협력해 이런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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