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국회 복지위, 서울 강서구갑)이 국민연금공단, 국토교통부, 경기도와 강원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연금공단이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민자도로에 최대 65%의 고금리 대출로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연금공단이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 한 일이지만, 높은 통행료로 이용자에게 부담을 주고, 또 국민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받는 민자도로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민자도로 운영사는 서울외곽순환도로(86%), 신대구부산고속도로(59%), 일산대교(100%), 미시령동서관통도로(100%)로 총 4곳이다. 지난해 기준 연금공단이 4개 민자도로 운영사에 투자한 금액은 총 3조7055억원으로 이중 선순위 대출금이 1조572억원, 후순위 대출금이 9037억원이다.

대출금 규모는 선순위 대출이 많았지만, 이자수익은 후순위 대출이 더 많았다. 미시령 터널은 최대 65%, 일산대교는 최대 20%의 고금리 이율로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연금공단이 지난해까지 선순위 대출로 번 돈은 9191억원, 후순위 대출로 번 돈은 1조9301억원에 이른다. 총 2조8492억원의 이익을 거둬 전체 투자금의 약 77% 가량을 이미 회수한 셈이다.

이제까지의 연평균 수익이 계속 이어진다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1년 8개월 뒤, 신대구부산고속도로는 7년 6개월 뒤, 일산대교는 2년 5개월 뒤, 미시령 터널은 6년 2개월 뒤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연금공단이 수조 원의 수익을 올린 해당 민자도로에 투입된 혈세가 무려 2조5757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도로 건설을 위해 최초로 투자된 국비와 지방비만 1조2239억원에 이르며, 지난해 연말까지 4개 도로를 운영하는 민자회사가 가져간 최소운영수익보장금(MRG, minimum revenue gurantee) 역시 1조4518억원으로 결코 적지 않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는 3385억원,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는 1조332억원, 일산대교에는 650억원, 미시령 터널에는 368억원의 MRG가 지급됐다. 수요를 예측하고 실제 교통량과 차이가 나게 되면 그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손실을 보전하도록 실시협약을 맺은 탓에 투입된 국민 세금이다. 

더 심각한 점은 사업 운영기간이 끝나는 2036년~2038년까지 국비와 지방비로 손실보상금을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도는 미시령 터널의 감소하는 통행량을 고려해 앞으로 4118억원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나머지 3개 도로 역시 이미 지급된 연평균 손실보상액을 토대로 추산했을 때 최대 1조6971억원의 세금이 지급될 수 있다.

강선우 의원은 “손실이 발생하면 국민 세금으로 보전이 되는 탓에 민자도로는 그간 ‘혈세 먹는 하마’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라며 “결국 국민연금공단이 국민 혈세로 번 돈으로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겠다는 것인데 이 같은 대체투자 방식은 ‘조삼모사’식에 지나지 않는다. 일산대교를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연금공단이 국내 인프라 투자 방식에 대해 근본적 고민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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