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진 연세건우병원 원장

많은 사람들은 평발을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발은 엄밀히 말하면 병명이 아니다. 평평한 발바닥 부분을 모양을 묘사한 용어다. 그래서 그 자체로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평발은 운동능력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호주의 웨일스 대학에서는 9세에서 12세 사이의 평발을 가진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를 두고 한발로 서서 균형 잡기, 줄 위에서 옆으로 뛰기, 제자리 뛰기 등의 운동 능력을 비교해 보았는데 큰 차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평발이 일반적인 아치형 발모양보다는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호진 연세건우병원 원장은 "아치가 없는 평발로 걷거나 뛰게 되면 우리 몸의 100~300% 가량의 체중이 발바닥에 그대로 전달되는데, 이렇게 되면 쉽게 피로해지고, 누적된 충격으로 인한 염증으로 통증이 유발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후천적'으로 평발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체중이다. 체중이 늘어나면 발이 받는 하중 자체가 늘어난다. 그게 장시간 계속되면 발의 아치가 사라지는 평발이 될 수 있다. 신발의 문제도 있다. 바닥이 딱딱한 구두나 하이힐, 플랫슈즈 아치를 제대로 받쳐 주지 않는 신발을 오래 신으면 잦은 충격과 압박으로 평발이 되기 쉽다.

이호진 연세건우병원 원장은 “후천적 평발의 대부분은 어느정도 아치 형태가 남아있는 유연성 평발이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도 완화시킬 수 있고 증상이 조금 심각한 경우라도 병원을 찾아 약물 치료나 충격파 치료를 받는 등 다양한 보존적 치료로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발 상태가 고착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로 해결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발의 상태, 특히 관절염 동반 유무에 따라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예방을 강조했다. 후천적으로 찾아오는 질환인 만큼 미리 대비하면 피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원장은 “벽을 잡고 한발 또는 양발로 서는 까치발 운동은 다리의 후방 근육을 강화해준다. 또 발가락으로 물건 잡기, 발끝으로 걷기, 뒤로 걷기 등의 운동도 평발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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