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하수유량과 하수 채집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방법이 실제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시행한 ‘하수역학 기반 신종‧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2020.4.~2021.4.) 시범사업의 주요 분석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생활 속 마약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국내에서 사용‧유통되고 있는 마약류 사용추세를 파악할 목적으로 시행했다. 해당 조사기법이 폐기된 마약류의 하수 유입 가능성, 강우량 등의 변수로 일부 한계가 있지만, 조사 결과 국내 수사기관에 실제로 적발된 불법 마약류가 검출되는 등 사용실태 조사에 통계·과학적 기법으로서 의의가 확인돼 향후 지역·기간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의 주요 연구 내용은 ▲불법 마약류 사용 조사 연구 ▲인구 추산기법 조사연구 ▲결과분석 및 활용방안 연구 등이다.

2020년 4월부터 1년간 전국 57개 하수처리장에서 국내 오남용되고 있거나 오남용 우려가 있는 마약류와 대사물질 21종을 조사한 결과,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메트암페타민(필로폰), 펜디메트라진, 펜터민, 메틸페니데이트가 검출됐다.

그 외에도 프로포폴, MDMA(엑스터시), 암페타민이 20곳 이상에서, 코카인, 케타민, LSD(환각제)는 일부 지점에서 검출됐다.

대표적 불법 마약류인 메트암페타민의 경우 57개소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 당 약 18mg으로 추산됐고, 이는 호주(약 1500mg, 2020년)의 약 1.5%, EU(약 35mg, 2019년 7개 도시 평균)의 약 51% 수준이었다.

또한 코카인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 당 약 0.38mg으로 추산돼 호주(약 600mg, 2020년), EU(약 532mg, 2019년 8개 도시 평균)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하수역학 기법은 ▲검출된 마약류가 전량 인체로부터 배출된 것으로 가정하므로 물질 자체를 폐기해 하수로 유입시키는 경우가 배제돼 과다 계산될 수 있고 ▲단기간 측정으로 연간 사용량을 추정함에 따라 하수 채취 시점에 강우량‧변수(집회 등)가 있을 경우 오차가 발생할 수 있는 등 한계가 있다.

2020년 연구 사업은 첫해 시범사업으로서 하수처리장별로 연간 4회 조사해 산출된 결과이며, 국내 마약류 사용행태 분석을 위해서는 향후 수년간의 조사를 통해 누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자세히 분석할 예정이다.

또 2021년 조사사업에서는 국외 전문가 의견 등을 고려해 데이터의 신뢰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전국 인구의 50% 이상이 포함되도록 정기 조사를 실시하고, 이와 함께 특정 지점에서는 1주일 이상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해당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마약류의 사용인구 추정을 위해 현재 사용되는 다양한 인구추산법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정확한 분석법은 통신사 데이터를 이용한 인구추산법인 ‘통신사 기반 현재인구’이며, 비용 문제가 없고 접근이 쉽고 정확도가 양호한 분석법은 ‘통계청 상주인구’로 조사됐다. 다만, 2020년 시범사업에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인구추산법 연구를 수행했으며, 향후 중소도시·공업지역 등의 지역 특성에 적합한 인구추산법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식약처는 이 사업 결과를 마약류 수사‧단속 기관에 제공하고 정보지 등 대국민 홍보자료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며, 대상‧기관별 맞춤형 활용을 위해 추후 국내외 전문가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활용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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