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연훈 교수

과거 선천적으로 청력을 잃고 태어나거나 보청기로 해결할 수 없는 영유아, 아동에게 시행하던 ‘인공와우이식술’이 최근 평균 수명 증가로 난청 환자가 급증하면서 청력이 일부 남아있는 성인, 특히 노년층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전혀 듣지 못하는 상태에서만 시행해 왔으나, 청력이 일부 남아있는 환자가 인공와우이식술을 받으면 훨씬 좋은 품질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 후 기존에 남아있는 청력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이 있어 문제였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인공와우이식술시 잔존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해 주목된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연훈 교수팀(김한태 연구조교수)은 청력이 일부 남아있는 상태에서 ‘인공와우이식술’을 받은 환자 59명을 대상으로, 측두골전산화단층촬영(CT) 사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와우(달팽이관)기저부와 안면신경능이 이루는 각도가 청력 보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임을 확인했다. 

두 부위의 각도가 ‘0’을 넘는 경우, 87.5%의 환자에서 청력을 그대로 보존했다. 각도가 ‘0’을 넘는다는 것은 귀 안쪽 속 귀의 달팽이관으로 통하는 구멍인 정원창에 전극을 삽입할 때 전극이 꺾이지 않으면서 와우 내부 구조물에 손상 없이 가장 부드럽게 삽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각도가 ‘0’보다 작은 경우 기존 청력을 보존할 확률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했다. 
따라서 수술 전에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면, 잔존 청력을 보존하기 위해 더 부드러운 인공와우 전극을 선택하고, 안면신경능 높이를 최대한 낮추는 등 변형된 술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연훈 교수는 “유아 혹은 아동들의 청력을 회복하는 치료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인공와우이식술이 난청으로 고생하는 성인들이 좀 더 정확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치료방법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인공와우이식술시 기존에 남아있는 청력의 보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확인했으며, 이에 따른 환자별 맞춤형 인공와우이식술을 시행하는 것이 환자들의 청력 회복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난청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청력을 회복해 삶의 질을 보다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공와우이식술은 귀 뒤의 피부를 절개하고 전극과 유도 코일로 이뤄진 이식기(체내기)의 전극을 와우 내에 삽입해 청신경세포를 직접 자극함으로써 소리를 감지하도록 돕는 수술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월 SCI 국제 저널 '이과학-신경학(Otology & Neurotology)‘에 ‘A New CT Parameter for Predicting Residual Hearing Preservation in Cochlear Implantation: The ‘‘Basal Turn–Facial Ridge Angle’’(인공와우이식술시 잔존청력 보존 예측을 위한 새로운 CT 파라미터 규명: 와우기저부-안면신경능 각도)’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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