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간담췌외과 권우일, 장진영, 김홍범 교수

췌장신경내분비종양의 재발 및 생존에 대한 위험요인을 분석해 치료 알고리즘을 제안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췌장신경내분비종양 크기에 따른 예후요인과 임상병리학적 특징을 고려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대상을 선정하고 수술 범위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권우일 교수 연구팀(장진영, 김홍범 교수)은 2000년부터 2017년 사이 췌장신경내분비종양 치료를 받은 918명의 환자의 대규모 코호트 자료를 활용, 재발 위험요인을 분석해 치료 알고리즘을 제안한 연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스티브 잡스가 앓았던 질환인 췌장신경내분비종양은 췌장암과는 다른 성격의 췌장종양이다. 췌관을 구성하는 세포에서 발생하는 췌관선암과는 달리 췌장신경내분비종양은 췌장의 내분비세포에서 발생한다. 췌장암에 비해 발병률은 낮지만 최근 들어 영상의학 기술의 발전과 활발한 건강검진으로 접근성이 높아져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 [Figure] 종양 크기 기준에 따라 확인된 예후인자와 임상병리학적 특징을 기반으로 제안된 치료 알고리즘

그러나 이 질환은 양성에서 악성까지 다양한 악성도를 띌 수 있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대상의 선정과 수술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예후인자가 불분명하고 현재 치료지침이 단순해 한계가 있었다. 특히 종양 크기에 따른 예후값이 일관성이 없고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연구 결과는 췌장내분비종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구 결과, 췌장신경내분비종양의 수술 후 5년 무병생존율은 86.5%였다. 재발위험요인은 ▲수술 후 절제면의 종양세포의 잔존 ▲세계보건기구(WHO) 분류체계상 고등급 ▲림프절 전이로 확인됐다. 

또한 종양 크기가 직접적인 재발 위험요인이 아니었지만 임상병리학적 특성을 비교했을 때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을 확인했다. 2cm 이하의 종양은 2cm 이상인 경우보다 세계보건기구(WHO) 등급이 낮고 림프절 전이가 적으며 5년 무병생존율이 훨씬 더 길었다. 1~2cm 크기의 종양에서 림프절 전이율은 10.3%였으며, 3%에서 재발이 발생했다. 1cm 미만인 종양에서는 림프절 전이나 재발이 없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2cm 이하의 종양에서는 경과관찰을 권했다. 그러나 연구 결과, 1~2cm의 종양에서도 약 10%에서 림프절 전이가 있었고, 약 20%가 WHO 분류체계상 고등급으로 확인돼 악성도가 적지 않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1cm 미만의 종양인 경우는 경과관찰이 타당하지만 2cm 이상의 종양과 마찬가지로 1~2cm 종양에서도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권우일 교수는 “통계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진행된 기존 연구와 달리 이번 연구는 한국췌장외과연구회를 대표해 국내 14개의 주요 대학병원에서 수집된 임상자료를 활용해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 결과 종양 크기는 재발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은 아니었지만 이를 기준으로 치료방침을 결정하는 것은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1~2cm 고위험 종양을 예측하는 연구에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신경내분비종양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공신력이 높은 유럽신경내분비종양학회지인 ‘신경내분비학(Neuroendocrinology)’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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