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발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 주류ㆍ담배 소비지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반복적으로 강화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경제적ㆍ심리적 타격을 입은 국민들의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발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 주류ㆍ담배 소비지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자 일각에서는 이같은 소비 행태가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해 3분기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주류ㆍ담배 지출은 4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3.7%, 8.4% 증가해 주류와 담배 소비지출 모두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또한 통계 분류상 회식이나 외식에서 마신 술은 음식ㆍ숙박에 포함돼 주류ㆍ담배 항목 속 주류 지출의 증가는 홈술족의 증가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9월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음주 경험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음주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 중 ‘집에서 음주하는 횟수가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무려 48.2%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우보라 원장은 “경기 침체에도 가계 주류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집에서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음주가 잦아질 경우 우울증이나 알코올 의존증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스 때문에 마신 술은 또 다른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에서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돼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추가로 공급한다. 그런데 이때 술을 마시면 코르티솔 분비량이 감소해 스트레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돼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악화된다.

우보라 원장은 “우울함을 달래고자 자가 처방식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데 기분이 나아지는 것은 잠시일 뿐 알코올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또다시 술을 찾는 악순환에 빠지게 만든다”며 “심리적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마시는 술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독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은 잘못된 음주습관을 형성해 알코올 의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시는 탓에 제어가 잘되지 않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음주의 횟수나 양이 늘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우보라 원장은 “과음을 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고 있다면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의존증이 진행되면 술이 건강과 경제적 활동, 대인 관계 등 일상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끊을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 원장은 “코로나19가 장기전으로 돌입한 만큼 술이 아닌 운동, 독서, 명상과 같이 건강한 방법을 찾아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며 “더욱이 거리두기 강화로 올 연말에는 집에서 술 마시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인 만큼 홈술을 즐기고 싶다면 횟수와 양을 정해놓고 마시는 등 건강한 음주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보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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