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는 늘어나는 노인진료와 응급실 진료 수행으로 공공진료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신경과는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뇌염, 뇌전증, 말초신경/척수 질환, 두통, 어지럼증, 수면장애를 주로 진료하는 전문과로 노인 인구의 증가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신경과 전공의 대책 특별위원회 연구 결과, 응급실 진료에서 중환자 진료 건수를 과별로 비교했을 때 신경과는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다음 3위로 많은 영역을 담당하고 있지만, 실제 진료 전문의 수는 7위, 전공의 수는 14위로 신경과 전공의와 전문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대한신경과학회는 3년전부터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외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호소했다. 1000병상을 기준으로 했을 때 현재 우리나라의 신경과 전공의 확보율(1.5명 미만)은 미국(10~12명)·인도(6명)·일본(5~10명)·이탈리아(5명)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한국 신경과 전공의들은 응급실과 병실 환자의 치료를 위해 살인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전문과별 전공의 수와 한국의 전공의 수를 비교하면 한국의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얼마나 부족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미국과 비교하면 필요한 신경과 전공의 수는 다른 전문과에 비해 1/2 또는 1/3 수준으로 매우 낮다. 미국 인구가 한국의 약 6배이므로 미국 전공의 수의 16%가 한국 전공의 정원의 적절한 수라고 볼 때 다른 전문과들은 오히려 많고, 신경과는 40%나 더 적다. 반면 다른 전문과들은 40~90% 더 많다.

 

매년 보건복지부는 다음해에 신경과 전공의 정원을 최우선으로 증원을 고려하겠다고 했으나, 2021년 정원은 오히려 줄었다(2020년 89명, 2021명 87명: 정책 별도 정원 포함 시). 

필수 진료과의 의료인력 수급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왜 증원이 안되는 것일까? 

대한신경과학회는 “복지부는 필수 인력보다는 지원율이 낮은 전문과들만 육성지원 과목으로 생각하고 있다. 반면 신경과는 지원율이 낮지 않아 육성지원 과목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너무 적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우려되는 것은 내년에 약 1000병상 규모의 5개 대학병원(건양대병원, 단국대병원, 삼성창원병원, 연세대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조선대병원)의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0명이라는 것이다. 

대한신경과학회는 “대형 수련병원에서 응급실과 병실의 중증환자들을 지키는 신경과 전공의 정원을 한 명도 안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5~10명의 전공의가 필요한 2000병상 이상의 병원들의 신경과 전공의 정원도 겨우 2명뿐이다. 이제는 절망적”이라며 “전공의 월급을 지원하지 않으면서 정원을 규제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미국은 정부에서 전공의 월급을 주고, 정원 이외로 더 뽑을 때에는 병원에서 월급을 준다. 언제라도 추가 모집이 가능하다. 일본도 마찬가지이다”라고 꼬집었다. 

신경과 전공의를 배정받지 못하거나 정원이 1~2명으로 너무 적어서 전국의 수련병원들은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수련에 대해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으면서 마음대로 하고 있다. 무슨 권한으로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데 필요한 신경과 전공의 정원을 터무니없이 낮추는가?”라는 불만과 분노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한신경과학회는 “복지부는 어떤 진료과의 전공의 정원은 인구 대비 미국의 2배를 배정하고,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지켜야하는 신경과 전공의는 미국 보다 40%나 적게 배정했다. 미국, 일본, 유럽의 신경과 의사들은 한국의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너무 적다고 놀라고 있다”며 “신경과 중증 환자들의 생명과 전공의 수련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신경과학회가 이번 복지부의 전공의 정원 결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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