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는 유전자치료제 산업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전달체 중 하나인 재조합 AAV(Adeno-Associated Virus,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의 생산에 필요한 각종 기술들을 개발, ‘생산기술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의 임상시험에 필수적인 AAV 생산에 대한 준비 작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생산량을 최대화 할 수 있는 바이러스 보관 및 접종 기술 △ 배지 선정 및 다양한 배양 조건(온도, pH, 산소 농도, 접종 양과 시기) △스케일업이 가능한 정제공정 확립(세포 파쇄, 여과, 막 분리, 크로마토그래피 등) △품질 분석기술의 확립 등이다. 공정개발에서부터 대량생산 조건, 제품의 품질분석에 이르는 전단계의 기술들을 자체 개발했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

AAV는 인체에서 안정적으로 장기간 유전자를 발현하는데 유용한 유전자전달체(벡터)다. 사람세포(HEK293) 또는 곤충세포(Sf9)에서 만들어지는데, 헬릭스미스는 2개 세포 모두에서 생산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향후 유전자치료 산업계에서는 AAV가 배큘로바이러스(bacculovirus)와 곤충세포를 이용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회사 개발진(공정개발/생산기술본부)의 이번 성과는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아 시장에 진입한 유전자세포치료제는 9개다. 이중 1개를 제외한 모든 제품은 AAV와 레트로바이러스(C형 레트로바이러스, 렌티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자세포치료제다. 특히 AAV는 최근 유전자치료 산업에서 중요한 기술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며, 이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20여년 동안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공정개발 및 생산, 품질분석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임상을 통한 유효성 증명만이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엔젠시스(VM202)의 임상 진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것은 공정개발과 개발된 공정을 CMO(의약품 위탁생산) 업체에서 스케일업 및 대량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여러 변수, 특히 세포 파쇄와 분리/정제의 어려움, 품질 분석 및 안정성 테스트 등이었다. 항체의약과 같이 성숙한 분야의 제품들은 표준화가 돼있어 업계의 공식을 따라가면 된다. 하지만 유전자치료 분야는 아직도 산업 초기 단계로서 생산방법이 표준화돼있지 않기 때문에 생산 자체가 임상시험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제품 개발업체가 공정, 생산, 분석 기술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이 모든 것을 외부에 위탁해야 한다. 이 경우 자금은 천문학적으로 들어가고,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린다. 실제로 임상 1상과 2상에서는 시간과 자금의 상당 부분이 공정개발, 생산, 분리정제, 품질분석 등에 쓰인다. 이런 기술들의 내부 확립 없이는 임상시험 진입 시점 자체를 외부 CMO 업체에 의존하게 되고, 품질에 대한 보장도 받을 수 없다.

설혹 임상 1상과 2상을 마쳤다 하더라도, 임상 3상용 시료 생산은 상용 생산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FDA의 기준이 크게 달라진다. 즉, 내부적으로 공정개발, 생산, 품질분석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게 되면 자금과 시간 차원에서 상당한 리스크가 발생한다.

때문에 이번 AAV 공정기술 개발은 매우 큰 성과로 평가된다. 헬릭스미스는 자체적으로 AAV 생산 플랫폼을 구축함에 따라 AAV 치료제 생산 및 미국 임상시험 준비에 가속도가 붙었다.

헬릭스미스의 AAV 유전자치료제 개발은 자회사(스핀오프)와의 역할 분담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유효성과 MOA(약물 작용 원리) 연구는 자회사인 ‘뉴로마이언(Neuromyon)’이 하고, 헬릭스미스는 사용료를 실비로 받고 공정개발, 생산, 품질분석, 임상시험을 기술적으로 지원한다. 뉴로마이언은 여러 종류의 신경근육질환을 대상으로 AAV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반면에 헬릭스미스의 생산기술은 플랫폼 성격을 띄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AAV 제품에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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