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만 되면 땀 때문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흰 셔츠를 노랗게 변색시키는 것도 모자라 암내를 풍기는 액취증, 비 오듯 땀이 쏟아지는 다한증 환자들이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성형외과 민경희 교수는 “다한증과 액취증은 서로 다른 질환이지만, 땀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두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사춘기 때부터 성인에게서 발병한다. 단체생활, 사회생활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땀 때문에 고민이라면 숨기지 않고 병원을 찾아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암내 유발하는 액취증, 주로 사춘기 때부터 발생

우리 몸에는 ‘에크린’과 ‘아포크린’이라는 두 가지 땀샘이 있다. 먼저 전신에 분포하는 에크린샘은 99%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끈적임이 없고 냄새도 거의 없어 맑고 투명한 땀을 배출하는 게 특징이다. 땀이 많이 나는 질환으로 알려진 다한증이 바로 에크린샘의 과도한 분비로 발생한다.

이에 반해 아포크린샘은 에크린샘보다 10배나 크다. 전신에 분포하지 않고 겨드랑이, 귀, 눈꺼풀, 유두, 배꼽, 회음부에 존재하는데 이 중 겨드랑이에 95% 정도가 분포한다.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 성분은 단백질, 당질, 지질 등을 포함해 점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며,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된 땀이 흰옷을 노랗게 착색시킬 수 있다.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 자체는 냄새가 없다. 하지만 피부에 상주하는 세균이 땀을 분해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만들어 액취증의 특징적인 냄새인 ‘암내’를 발생시킨다. 액취증은 아포크린샘이 커지고 땀 분비가 많아지기 시작하는 사춘기 이후부터 발생한다. 보통 사춘기 이전이나 노인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인구 중 7% 정도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발생빈도가 높다. 또한 액취증은 유전력이 있다. 부모 중 한 명만 액취증이 있어도 자녀에게 액취증이 생길 확률이 50% 정도나 된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서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액취증 환자의 20% 정도는 가족력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땀 냄새 때문에 고민이라면 액취증 의심

액취증은 별도의 진단기준은 없다. 다만 주변 사람들이 느낄 정도의 심한 냄새가 날 때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냄새에 매우 민감한 경우 원인을 찾기 위해 오는 경우도 많다. 다음은 액취증 자가테스트. 아래의 증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냄새 때문에 사회생활에 영향을 받고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냄새가 난다는 소리를 들었다.
▲양쪽 겨드랑이에 티슈를 끼운 다음 5분 후 냄새를 맡았을 때 역겨운 냄새가 난다.
▲흰옷을 입었는데 밤에 보면 겨드랑이 부위가 노랗게 변해있다.
▲귀지가 건조하지 않고 축축하게 젖어 있다.

증상 경미하면 아포크린선 파괴하는 영구 제모술 도움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액취증은 자주 씻고 땀을 억제하는 약제를 바르거나 살균작용이 있는 약용비누 사용 또는 연고를 바르는 게 도움이 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파우더 등을 뿌려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겨드랑이털이 많을수록 냄새가 심해지기 때문에 제모를 해서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영구 제모술을 받으면 모근뿐만 아니라 모근 주위의 아포크린선까지 파괴할 수 있어 액취증 냄새 치료에 효과적이다. 이밖에도 이온영동요법, 보툴리늄독소를 사용해 겨드랑이 땀 분비량을 감소시키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국소적 치료나 보존적 치료는 영구적인 치료방법은 아니므로 증상이 심하거나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증상 심하면 아포크린샘 제거 수술 권유

수술은 크게 두 가지. 피하절제술과 지방흡인술이 있다. 피하절제술은 겨드랑이 주름을 따라 피부를 절개한 후 피부를 피하지방층 깊이로 들어 올려 뒤집어 아포크린샘이 포함된 피하지방층을 잘라내어 땀샘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지방흡인술은 초음파 또는 레이저 지방흡입기를 이용하여 0.5cm 정도의 짧은 절개를 통해 피하지방층을 흡입하여 아포크린샘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수술로 아포크린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으며 수술 후 아포크린샘이 다시 생성되어 재발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보존적인 치료나 국소적인 치료법보다는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한 액취증은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민경희_노원을지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교수

비 오듯 땀 쏟아지는 다한증

노원을지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만실 교수는 “전체 인구의 0.4~4.6% 정도에서 발생하는 다한증은 땀이 많이 나는 질환이다. 보통사람들은 땀을 흘리지 않더라도 하루에 600~700㎖정도 땀이 난다. 여름철이나 운동을 할 땐 1.5~4.0L 이상 땀을 흘리기도 한다. 땀의 양을 재 다한증을 진단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땀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다면 다한증으로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한증은 몸에 이상이 없이 땀이 많이 나는 일차성 다한증과 특별한 질환이 있어 땀이 많이 나는 이차성 다한증으로 크게 구분한다. 만일 6개월 이상 특별한 원인 없이 손과 발, 얼굴 등 국소부위에서 땀이 많이 나면서 다음 6가지 항목 중 최소한 2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일차성 다한증으로 정의한다.

▲양측성이며 비교적 대층적인 땀 분비 분포를 보이는 경우 ▲최소 일주일에 1회 이상 과도한 분비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도의 다한증 ▲발병 시점이 25세 미만일 때 ▲가족력이 있는 경우 ▲수면 중에는 땀 분비가 없는 경우 이와 달리 안 나던 땀이 갑자기 나거나 대칭적이지 않고 편측에만 나거나, 전신에서 땀이 나거나 가족력이 없는 경우는 이차성 다한증의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땀을 많이 나게 하는 특별한 질환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좋다.

일차성 다한증의 경우 긴장을 하거나, 덥거나, 물건을 쥐거나, 다른 사람 손을 잡을 때,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매운 것, 뜨거운 것을 먹을 때 땀이 많이 난다. 심한 경우 빨간색을 보아도 땀을 흘리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일차성 다한증의 치료는 밀폐된 공간을 피하고, 음식을 식혀 먹거나 맵지 않게 먹고, 청량감을 느낄 수 있게 방문을 열어두거나 환풍기 에어컨 등을 사용하는 등의 주변 환경이나 습관의 변화를 주고, 발한억제제를 바르거나, 약물을 복용하거나, 이온영동치료, 보툴리눔독소주사, 바이오피드백, 정신과적인 치료, 교감신경절제술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교감신경절제술의 경우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수술 후에 몸의 다른 부위에서 땀이 많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심하게 생길 수 있고 식사 시 얼굴에서 땀이 나는 미각성 다한증이 생길 수 있어 신중히 결정하여야 하고, 비술적인 치료법들은 효과가 환자마다 편차가 크고 주기적인 치료를 요한다.

이차성 다한증의 경우는 대개 전신적으로 땀이 나거나 잘 때 땀이 나거나, 비대칭적으로 땀이 나거나, 가족력이 없고 안 나던 땀이 갑자기 땀이 나는 경우로 원인이 되는 질환 예를 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폐결핵과 같은 만성질환, 당뇨 등을 치료하면 된다.

박만실_노원을지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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