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집 대한의협회장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안전성,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첩약급여화에 건보재정을 낭비하기 보다는 암과 희귀질환 등 중증환자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대상질환과 관련한 5개 전문과목 학회 및 의사회의 충고를 귀담아듣고, 안전성·유효성도 없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진행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16일 ‘첩약 급여화, 의학적 문제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한방첩약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범사업 추진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결국 24일 열리는 건정심에서 안건을 의결해 10월 중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질주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정부를 압박했다.

최 회장은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모든 의료계 단체와 대한약사회 및 대한한약사회 등 약계 단체, 심지어 환자단체마저도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시범사업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전혀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고 있다”며 “필수적이지도, 급하지도 않은 첩약 급여화에 재정을 낭비하기보다는 암환자와 희귀질환자와 같은 중증환자를 위한 치료비 지원에 나서달라는 것이 환자단체의 절박한 외침”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7월 10일에는 의료계 최고 석학단체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학한림원)이 성명서를 통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첩약급여화 결정은 근거기반 의학의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정책”이라며 “첩약급여화 논의 이전에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밝혔다.

또한 최 회장은 “정부는 왜 주술적인 수준의 한의학이 좀더 과학적인 근거를 갖추고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발전의 계기를 만들어 주지 못하고, 특정 단체를 비호하고 그들의 주장만을 받아들여 매년 500억의 소중한 재정을 투입해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 월경통과 같은 3개 질환에 대해 첩약 급여화를 추진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이러한 정부의 졸속 정책추진에는 숨은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떨칠 수가 없다”고도 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것으로서 특정단체가 문재인케어를 지지하는 대신에 청와대에서 첩약급여화를 해주기로 했다는 거래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있었음이 이를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의협은 코로나19로 모든 국민과 의료기관이 고통을 겪고 있는 이 시국에서 정부가 할 일은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의 일부를 첩약과 같은 곳에 쓰도록 돌려주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한의학을 과학화하고 한약에 대해 검증시스템을 만들어 주는데에 있으며,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거나 해로운 치료법에 대해서는 엄격히 금지해야 한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정부가 시범사업 대상질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질환 중 하나인 월경통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고,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신속하고 적절한 초기 치료를 받아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난임 등의 합병증을 예방할 있다”며 “그리고 일시적인 치료로 완치될 수 없는 것으로 환자의 상황에 따라 정확한 진단하에 의학적인 처방이 이뤄져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월경통에 첩약을 급여화해 복용하게 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빌미로 한 임상시험에 불과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면신경마비와 뇌졸중 후유증에 있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 회장은 “두 질환은 신경과와 관련한 질병으로 두 가지 질병 모두 발병 초기에 적극적인 의사의 개입이 예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자칫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적기에 받지 못한다면 환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며 “뇌졸중후유증에 사용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등의 약제를 유효성 검증이 부족하다면서 선별급여 80%로 적용하는 현재 상황에서 유효성 검증이 아예 없는 첩약을 급여화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의료전문가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의협은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감염병 위기 극복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의료기관 경영위기와 감염위험과 같은 삼중고까지 겪고 있다”면서 “대한의사협회는 이렇게 의료계를 벼랑끝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정부에 대해 지역과 직역을 막론하고 함께 힘을 모아 강력한 투쟁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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