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에서 질병치료에 사용되는 도침.

한의학 치료 기법의 하나인 도침(刀鍼)이 요추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증상을 개선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의 대규모 무작위배정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도침은 침과 수술용 칼을 결합한 형태로, 끝이 납작한 칼날처럼 가공된 침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 이하 한의학연) 임상의학부 한창현 박사 연구팀과 대전대 한방병원 김영일 교수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신침요법인 도침의 요추 추간판 탈출증(일명 허리디스크) 증상 개선효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신침요법은 한의학의 기초 이론에 서양의학의 해부생리지식을 참고로 각종 약물, 이학요법(理學療法), 외과수술 등의 방법을 결합해 개발한 새로운 치료법이다.

통상 허리디스크라 불리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이 돌출돼 염증이 생긴 주위 신경근을 압박하며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허리디스크 환자 수는 200만 명을 넘었다. 또 허리디스크로 입원한 환자 수는 전체 질병 중 상위 다섯 번째로 발병 시 통증에 의해 일상생활에 제약이 매우 크다.

끝이 납작한 칼날처럼 가공된 도침은 침과 수술용 칼을 결합한 형태의 치료 도구로 주로 만성질환 치료에 사용돼왔다. 도침이 허리디스크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가 있었으나 사례보고나 임상예비연구 수준에 그쳤다. 이에 연구팀은 도침의 효능을 보다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최초의 대규모 다기관 무작위배정 임상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도침 치료의 허리디스크 개선 효능을 일반 침 치료와 비교·분석해 규명했다.

임상연구에는 19세에서 70세에 해당하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 146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는 도침 치료의 실험군(73명)과 일반 침 치료의 대조군(73명)으로 나눠 2주간 총 4회의 시술을 받았다. 이후 연구팀은 마지막 시술로부터 2주와 4주 후 추적관찰을 통해 증상개선 정도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 정도를 VAS(Visual Analog Scale) 척도로 측정한 결과 두 집단에서 모두 통증 점수가 시술 후 개선됐다. 특히 일반 침 치료(13.94% 개선)보다 도침 치료(32.84% 개선) 시 통증 점수가 보다 크게 개선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기능장애 지수(도침 38.26%, 일반 침 21.98%), 삶의 질 지수(도침 8.36%, 일반 침 6.57%)에서도 두 집단 모두 증상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특히 요추부 관절 가동범위의 경우 도침 치료(10.21%)의 개선 효능이 일반 침 치료(0.39%)보다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도침 치료의 안전성 평가를 위해 시술 이후 부작용을 조사한 결과 도침 치료가 기존 일반 침 치료만큼 안전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 책임자인 한창현 박사는 “한의 신침요법인 도침의 유효성과 안전성의 과학적 근거기반 마련으로 한의치료의 신뢰성을 제고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의학연 김종열 원장은 “한의학연은 다빈도 만성질환 치료에 우수한 한의임상기술의 과학적 근거 구축에 힘써왔다”며 “앞으로도 임상현장은 물론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한의학 R&D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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