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가능성을 식별하는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시스템(ITS) 이용률이 전체 의료기관의 절반에 가까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국회 복지위․비례대표)이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종별·시도별 ITS(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시스템) 이용 현황’ 자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ITS(International Traveler Information System)란, 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시스템을 일컫는 말로 우한 폐렴과 같은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초기 대응을 위해 방문 환자의 해외 오염지역 방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의료기관이 중국 또는 중국 이외 우한폐렴 오염지역을 방문한 환자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의 주관적 진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ITS를 통해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철저한 방역 프로세스를 가동시킬 수 있다.
그러나 김승희 의원이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선 의료현장의 ITS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방역 사각지대’로 드러났다.
▶의료 기관별 ITS 이용률, 의원급 가장 저조 (한방 제외)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의료기관 7만2667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45%)의 경우 ITS를 이용하고 있는 비율은 72.3%로 다른 의료기관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의 경우 의료기관의 특성상 본래 ITS 활용 비중이 매우 낮아 비교 대상에서 제외함)
이밖에 의료기관들은 ▲상급병원 100% ▲종합병원 97.8% ▲병원 93% ▲요양병원 92.4% ▲치과병원 92.5% ▲치과의원 88.2% ▲보건기관 98.8%로 의원급 의료기관에 비해 비교적 높은 이용률을 나타내고 있었다.
▶시도별 ITS 이용률, 부산 최저- 전남 최고
시도별 ITS 이용률을 비교해본 결과, 전국 의료기관의 ITS 평균 이용률은 71.78%로 나타났다. 이용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 (77%)이었다. 이어서 ▲전북 76.6% ▲경북 75.8% ▲경기 75.5%로 순으로 뒤를 이었다. ITS 이용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부산으로 65.9%를 기록했고 서울이 66.3%로 두 번째로 낮은 이용률을 나타냈다.
▶약국은 30일부터 ITS 정보 제공, 늦장 대응 논란
전체 보건의료기관 중 약국은 ITS 서비스 제공에서 빠져있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진료실과 달리 약국은 오픈된 공간으로 환자의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처음부터 빠진 채 설계됐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기관 중심의 감염과 전파가 이뤄진 2015년 메르스 사태와 달리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전혀 다른 양상인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약국을 보완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약국의 숫자는 2018년 의료급여통계 기준 2만2082개로 전체 의료기관 중 의원급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다.
김승희 의원은 "우한 폐렴의 지역사회 전파를 철저하게 막기 위해선 가장 많은 국민들이 접근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ITS 이용률을 집중적으로 확대시키는 것이 선제적 방역의 핵심이 돼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 감염병예방법 개정을 통해 ITS 활용을 의무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