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란병원 신경과 곽규호 과장

연말 술자리 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두통'을 살면서 한 번쯤은 경험한다. 습관적으로 평소 먹던 진통제로 손이 가기도 한다. 이는 위험한 행동이다. 진통제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간의 알코올 분해 효소와 결합해 독성 물질을 생성하고, 간 기능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술을 마시지 않아도 머리가 '지끈지끈'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누구나 겪는 증상이라는 이유로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통의 강도가 심하고 빈도가 잦다면 큰 병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두통 환자는 최근 몇 년 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4년 75만8302명, 2016년 86만7569명, 2018년 91만587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겨울철에는 두통 환자가 급증하는 시기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에 과도한 난방으로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올리면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서 실외로 나갈 때 뇌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두통이 나타난다. 추운 곳에서 따뜻한 실내로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다. 뇌혈관의 혈류량이 급격히 증가해 두통이 발생한다.

두통은 크게 1차성 두통과 2차성 두통으로 나뉘는데, 1차성 두통은 편두통∙긴장성 두통∙군발성 두통 등으로 뇌의 바깥을 감싸는 혈관, 말초신경, 근육 등에 의해 생긴다. 반면 2차성 두통은 뇌혈관 질환, 뇌수막염, 뇌종양 등 뇌 자체의 문제로 발생하기 때문에 정밀 검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한다.

두통은 의사의 문진과 뇌 MRI, CT 등의 검사를 통해 치료법을 선택한다. 1차성 두통의 경우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를 시행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편두통의 경우 약물치료를 우선 시행하고, 개선되지 않을 시 보톡스 주사요법을 통해 두통 빈도와 강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겨울철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두통의 경우 대다수가 1차성 두통으로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생활 환경을 개선하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2차성 두통이다. 뇌혈관질환의 전조증상으로 두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두통 자체가 위험신호일 수 있다. 특히 갑자기 찾아온 한파로 인해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뇌 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두통은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처음 발생한 두통이 진통제를 복용해도 가라앉지 않고 점차 심해지면서 며칠 이상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아울러 두통과 함께 팔다리 마비, 시력 저하, 의식 저하, 경련 등의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갑자기 나타나는 심한 두통은 뇌졸중, 뇌출혈, 뇌혈관수축, 뇌정맥혈전 등 응급상황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겨울철 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급격한 온도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취하기 ▲실외 온도 차 섭씨 5~7도 지키기 ▲실외 외출 시 따뜻한 외투 착용 ▲실내에 오래 머물 땐 자주 환기시키기 ▲카페인 음료 줄이기 등으로 두통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세란병원 신경과 곽규호 과장은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는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증상의 양상과 빈도수가 중요하다"면서 "반복적이고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두통을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과 증상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곽 과장은 "특히 뇌 질환의 전조증상으로 두통이 나타날 때가 있으므로 극심한 두통이 있거나 며칠 내내 심한 강도의 두통이 지속된다면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평소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만큼 건강관리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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