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진료부장

요즘처럼 전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어지럼증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추위로 인해 심뇌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신경기능 균형이 깨지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심뇌혈관자들의 경우 어지럼증이 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은 진단과 치료가 아주 중요한 질환이다. 어지럼증은 말초 신경계, 중추 신경계, 내과적 질환 등 다양한 신체기관의 이상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연령에 따라 원인도 다양하고, 고령의 환자들은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신경계에 발생하는 문제로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말초 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 국내 이석증 환자 현황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석증 환자는 2014년 30만3656명에서 2018년 37만2654명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4.8% 증가했으며, 여성 환자가 26만4539명으로 남성의 2.4배로 나타났다.

말초성 어지럼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이석증이다. 이석증은 귓속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이석이라고 불리는 칼슘 결정이 반고리관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몸을 움직일 때마다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대개 회전성으로 나타난다.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어지럽고, 돌아눕거나 고개를 움직이는 등 특정 자세일 때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어지러운 증상은 30초~1분 동안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지며,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이석증 치료는 이석 정복술을 실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전문 의료진이 환자 머리를 잡고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세반고리관 내의 이석을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음으로써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메니에르병, 전정 신경염과 같은 말초 신경계 이상으로 인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달팽이관에 있는 내림프액의 압력이 올라가 있으면 의심해볼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석증과 마찬가지로 평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메니에르병은 1분 이내로 어지럼증이 사라지는 이석증과는 달리 가만히 있어도 어지럼증이 느껴지고 길게는 온종일 지속된다.

또한 청력이 떨어지며 오심, 구토, 이명 등이 동반된다. 메니에르병은 증상이 돌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일상생활 중 증상이 나타나면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은 일과성으로 발생하나 잘 치료되지 않아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만성화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중추성 원인에 의한 어지럼증 또한 만성 어지럼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특히 노령기 인구 45-50% 정도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20-30%의 노인 인구에서 만성 어지럼증과 균형장애를 호소한다. 이러한 환자들은 겨울에 노면이 미끄럽고 관절의 유연성이 더욱 떨어져 균형장애가 악화돼 낙상 등의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특히 어지럼증은 치료시기를 놓쳐 만성적인 어지럼증으로 발전할 경우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진료부장은 "어지럼증은 원인과 증상이 모두 다양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지럼증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라며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은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질 수도 있지만 재발이 잦은 질환이므로 처음 어지럼증이 나타났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요즘 같은 겨울에는 어지럼증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어지럼증이 사라지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날 때에는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해야 한다"며 "특히 반복성 어지럼증이나 구토를 동반하는 심한 어지럼증의 경우 자가진단은 금물이며, 고혈압∙당뇨 등의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의 경우 전문가 진찰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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