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14일은 ‘세계 당뇨의 날’로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세계당뇨병연맹(IDF, 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과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가 제정한 날이다. 세계당뇨병연맹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10초마다 3명에게 새로 발병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성인 10명 중 한 명이 당뇨병을 가질 수 있다고 예측되었다. 또한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한 명(14.4%)꼴로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당뇨는 더 이상 무시하지 못 할 현대인의 질병이 되었다.

당뇨는 인슐린이 잘 생성∙분비되지 않거나 인슐린이 분비되더라도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여 혈액 내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 질환이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 때문인데, 여러 합병증 중에서도 심혈관질환은 당뇨환자의 주된 사망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는 중요하다.

최근 유럽심장학회(ESC,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에서는 명확한 금기 사항이 없을 때, 심혈관질환 ‘위험이 매우 높은’ 혹은 ‘위험이 높은’ 단계로 분류되는 당뇨병 환자에게 1차 예방용 저용량 아스피린(하루 75~100mg)이 고려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당뇨병 환자 중 심혈관질환 ‘위험이 매우 높은(very high risk)’ 환자로 간주하는 경우는 당뇨가 있으면서 동시에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 고령 중 세 개 이상의 위험 요인이 있거나, 20년 이상 제1형 당뇨병을 앓은 환자 등을 일컫는다. 또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high risk)’ 환자군은 별다른 추가 위험 요인 없이 10년 이상 당뇨를 앓아온 환자를 의미한다. 

당뇨병의 심혈관질환 합병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작용한다. 첫째, 고혈당이다. 혈중에 당분이 높은 것 자체가 혈관의 혈류 흐름을 악화시키고 혈관 자체의 죽상 동맥 경화를 진행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는 이상지혈증이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 콜레스테롤혈증이 나타나는데, 이는 조기 죽상경화증 발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셋째,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죽상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당뇨병 환자에서 흔히 동반된다. 마지막 원인으로는 과다응고(hypercoagulability)를 꼽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섬유소 용해, 혈소판 기능 등에 이상이 있어 혈액이 잘 엉기는 응고 현상이 흔히 발생한다. 이는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나아가 심혈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으로 인한 심혈관 합병증에는 신경병증 관련 증상, 대혈관 손상 관련 증상, 미세혈관 손상 등이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최지용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 평소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바꾸어야 한다.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하루 한두 잔 이하로 줄여야 하며,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되 채소와 생선은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또한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며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활을 해야 한다. “며, “본인이 전문의와 상담 후 심혈관질환 위험이 매우 높은 당뇨환자라 판단되면, 최근 유럽심장학회의 권고 사항에 따라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최지용교수는 출혈위험과 관련해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프로톤펌프저해제(proton pump inhibitor, PPI)가 상부위장관 출혈을 상당히 낮춰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필요한 경우 저용량 아스피린과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병용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아스피린의 혜택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