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체계를 개정하면서 최초로 전통의학(한의학)을 포함시켜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공식 인정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 이하 한의학연)은 지난 5월 25일 개최된 WHO 연례 총회에서 개정된 11차 국제질병분류(이하 ICD-11)에 한의학 등 동아시아 전통의학을 기반으로 개발된 전통의학 챕터가 신설됐다고 1일 밝혔다.

전통의학 챕터 개발은 2006년 WHO/WPRO(Western Pacific Regional Office, 서태평양지역사무소)를 중심으로 착수됐다. 이후 2010년 전통의학 주요 국가인 한·중·일의 지원을 통해 본격 추진돼 2018년 6월 전통의학 챕터 배포버전이 완성됐고 지난 연례총회에서 공식 승인됐다.

▲ ‘WHO 국제질병분류 11차’ 홈페이지(https://icd.who.int/en) 화면.

수천 개의 질병과 그 의료진단을 담은 ICD-11에 전통의학이 포함되며 각국 정부는 전통의학 관련 통계정보를 정책 수립, 보험보장 범위 설정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국제사회에서 동아시아의 전통의학을 중의학(Traditional Chinese Medicine; TCM)으로 통칭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WHO에서는 전통의학 챕터의 영문 명칭을 ‘Traditional Medicine – Module I’로 채택했다. WHO가 동아시아의 전통의학이 특정 국가에서 생겨나고 발전한 것이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등을 아우른 동아시아 전체가 발전시키고 공유한 의학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ICD-11 전통의학 챕터는 우리나라의 한국표준질병분류(KCD-10)에 포함된 한의학 분류체계에 기반을 두고 개발됐다. 이에 개발에 참여한 한·중·일 전통의학 전문가 중 한국 전문가들이 챕터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한의학의 위상을 높였다.

전통의학 챕터 개발을 위해 간사기관으로 활동한 한국한의학연구원 김종열 원장은 “한의학을 포함한 전통의학이 WHO의 인정을 받은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향후 한의학의 정책적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ICD-11은 2022년에 본격적으로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며, 전통의학 챕터의 효과적인 적용을 위해 국내외 전문위원들은 관련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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